패션의 역사는 샤넬을 전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샤넬은 패션사와 현대 여성사에서 어마어마한 업적과 가치를 남겼다. 샤넬은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이자 여성들의 로망이다. 샤넬의 체인백이 탄생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가장 사랑받는 가방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의 워너비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브랜드 샤넬은 창립자인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의 인생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논할 수가 없다. 가브리엘 샤넬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샤넬과 그녀의 남자들
샤넬을 얘기하면서 그녀의 남자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샤넬 브랜드의 시작도 그녀의 남자들로부터였기 때문이다. 샤넬의 창립자인 가브리엘 샤넬은 1883년 프랑스 소뮈르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그곳에서 바느질도 배우게 되었다. 그곳에서 본 블랙 앤 화이트의 수녀복과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훗날 샤넬 디자인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18세가 되던 해에, 보조 재봉사로 일하면서 밤에는 술집에서 노래를 불렀고 그때에 '코코'라는 애칭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의 인생에 첫 번째 전환점을 가져다준 남자, 에티엔 발장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발장을 통해 부유한 사람들을 알게 되고 상류층의 문화도 배우게 되었다. 그녀는 발장의 도움으로 1908년 발장의 아파트 1층에서 모자를 팔기 시작했다.
그 후 샤넬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발장의 친구이자 영국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였던 카펠과 사랑에 빠졌고, 카펠의 후원으로 1910년 파리의 캉봉 거리 21번지에 '샤넬 모드'를 오픈하면서 디자이너로 서게 되었다. 샤넬과 카펠은 운명적인 사랑을 이어갔지만, 1919년 카펠의 교통사고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카펠을 잃었을 때 샤넬은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할 만큼 상심이 컸다. 후에 칼 라거펠트는 샤넬이 사랑한 카펠의 애칭인 '보이'를 딴 가방을 만들기도 했다.
그녀는 그 후 러시아의 드미트리 대공을 통해 향수를 만들던 에르네스트 보를 알게 되었고, '샤넬 no.5'를 출시하며 큰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샤넬의 가장 긴 러브스토리를 만든 영국의 대부호 웨스트민스터 공작과 사랑에 빠졌다. 그와 함께 스코틀랜드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오늘날 전설이 된 트위드 소재의 샤넬 재킷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샤넬의 디자인에 그녀의 남자들이 큰 영향을 미쳐 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약 그녀에게 이 모든 애인들이 없었다면 샤넬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샤넬 자신도 '가끔씩 내 인생에서 남자들이 없었다면 샤넬이 무엇이 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는 말을 했을 정도니까.
여성을 해방시킨, 실용주의를 선도한 디자인
샤넬의 제품들은 20세기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샤넬은 당시 남성용 운동복이나 속옷에만 쓰이던 저지를 활용해 여성복을 만들어 여성의 몸을 억압하던 코르셋을 과감히 없애고 치마 길이도 무릎까지 올렸다. 이는 당시 떠오르던 여권 신장 운동과 맞아떨어지면서 여성들에게 큰 환영을 받아 1910년대와 1920년대의 트렌드를 장악했다. 20년대 들어서는 마른 몸의 소년처럼 납작한 가슴과 루즈하게 떨어지는 허리라인을 가진 가르손느 룩이 유행이었다.
또한, 1955년 샤넬은 오늘날 전 세계 여성들이 열광하는 세기의 핸드백을 세상에 선보였다. 바로 샤넬 2.55백이다. 이 백 역시 샤넬의 다른 아이템처럼 실용성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당시 여성들의 가방은 대부분 짧은 손잡이만 있어서 항상 손에 들고 다녀야 했다. 샤넬은 이 가방에 체인을 달아 어깨에 멜 수 있도록 하여 여성의 손을 자유롭게 하였다. 이렇게 저지 드레스에서부터 2.55백까지 샤넬을 가장 잘 나타내는 세기의 아이콘들은 여성들을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편하게 하고자 하는 실용주의에서 탄생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세계 여성 복식사에 미친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공로로 미국에서는 '과거 50여 년 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패션 디자이너'로 샤넬을 뽑기도 했다.
조그마한 모자 가게에서 시작해서 의류와 가방, 보석, 화장품까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샤넬은 이제 거대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샤넬에 열광하고 있다. 패션은 시대에 따라 변해도 그녀의 스타일은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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